카테고리 없음

[곱게 늙는 것은 축복(祝福)이다]

박영복(지호) 2023. 4. 21. 05:28

[곱게 늙는 것은 축복(祝福)이다]

 

베트남의 ‘틱낫한’(Thich Nhat Hanh 1926~2022) 스님의 글에 “화(火)가 풀리면 인생(人生)도 풀린다.”는 글이 있습니다.

 

이 글을 보면, “화는 모든 불행의 근원이다. 화를 안고 사는 것은 독을 안고 사는 것과 같다. 화는 타인과의 관계를 고통스럽게 하며, 인생의 많은 문을 닫게 한다.”라고 했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우리는 타인과의 사이에서 얽혀 있는 모든 매듭을 풀어야 진정한 행복을 얻을 수 있지요.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기 위해 태어났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행복을 만끽하면서 사는 사람은 드뭅니다. 행복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표정에서 알 수 있습니다.

 

행복한 사람은 늘 웃으며 살며, 그렇지 않은 사람은 얼굴을 찌푸리며 찡그리고 있는 것이 다릅니다.

 

모든 사람은 행복하게 살고, 곱게 늙고 싶은 소망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곱게 늙는 것도 축복입니다. 하지만, 그것도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행복과 곱게 늙는 길에 걸림돌은 욕심이고, 원망이며, 분노입니다. 나이 많아서 욕심과 분노에 매이지 않고 곱게 늙어갈 정답을 찾는 것은 개성이 다른 각 사람의 몫일 수밖에 없습니다.

 

삶의 기본문제를 우선 스스로 해결해야 합니다. 병마에 시달리지 않을 수 있는 건강과 먹고 사는 문제의 고민에서 벗어나서,

 

자신을 슬기롭게 다스릴 정신적 능력이 있어야 곱게 늙을 수 있는 기본이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늙음을 긍정하고, 나이 듦이 저주(咀呪)가 아닌 축복으로 받아들이며,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곱게 늙어갈 수 있는 길에 한걸음 가까이 가게 됩니다.

 

과한 욕심은 늙은이를 비참하게 만들고, 감사가 주는 만족과 평화를 모르게 하며, 행복의 길을 막고, 늙음의 깊은 신비가 주는 오묘한 즐거움에서 점점 멀어지게 합니다.

 

늙은이가 품고 있는 원망과 분노도 사람을 병들게 하고, 불행한 늙은이가 되는 중요한 원인입니다.

 

모든 잘못을 남에게 돌리고, 한(恨)을 품고 평생 억울해 하며, 용서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역시 근본적으로 곱게 늙어갈 수 없게 만드는 길입니다.

 

사랑과 감사와 만족은 곱게 늙어갈 기초 심성을 만들고, 세상을 아름답게 보게 하며, 늙은이를 행복하게 만드는 슬기로운 방법입니다. 아름다운 삶의 완성을 위해서는 곱게 늙고 행복하게 살아야 합니다.

 

영겁(永劫)의 시간 속에서 오직 한번 허락한 소중하고 귀한 시간을 원망과 분노와 미움으로 소비하고, 과한 욕심으로 자신을 계속 닦달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늙어갈수록 생활을 더욱 간결하고, 소박하며, 검소하게 하고, 유유자적(悠悠自適)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사는 것은 하늘의 은혜와 축복입니다.

 

진정 오늘까지 살아 있음에 감사하고, 만족하고 즐거워하며, 행복하게 살아야 합니다. 늙음은 축복이고 축제입니다.

 

진정 모든 것을 사랑하고, 감사하며, 행복하게 살아서, 곱고 멋지게 늙어가는 것이, 자연의 섭리이고, 하늘의 큰 뜻에 순응하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늙는 것은 내 잘못이 아닙니다. 가만히 있어도 세월은 흐르게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곱게 늙으려면 자제해야 할 말이 있습니다. 인간이 늙으면 필요 없는 자랑을 하기 좋아하지요.

 

“나 때는 말이야.” “내가 왕년에!” 그래서 지혜로운 사람들은 먼저 생각하고, 감정을 노출을 자제하며 살아야 합니다.

 

그런데 늙으면 이성 기능이 약해지고 감정은 그대로 남아 있어 감정 조절을 잘못합니다. 아무것도 아닌 것에 화를 내기도 하고 충격을 받기 쉽습니다. 그래서 늙으면 어린애가 된다고 합니다.

 

늙어가면서 잊지 말아야 할 일이 있습니다. 대우만 받으려는 늙은이가 되지 말고, 베푸는 늙은이가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가급적 입은 막고, 귀를 열어야 하며, 모자는 먼저 벗고, 지갑은 여는 늙은이가 되면 좋겠습니다....

 

江岭梯田 婺源 江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