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며칠 뒤 개학을 앞두고 반장을 뽑으려고 해요. 일단 반장을 할 수 있는지 테스트를 해봐야 하니까? 간단한 질문을 할게요. 여러분이 학교에 다니는 이유가 뭐예요?
날라리 아침에 엄마가 깨워서 학교에 가라고 하던데요.
일진 학교에 안 다니면 일진회에 끼워주지 않는다고 해서….
범생이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해서 국가에 충성하고 부모에게 효도하는 인재가 되기 위해서입니다.
선생님 다음은 준법정신에 대한 질문이에요. 학교 앞에서 불량식품을 팔고 있어요. 어떻게 해야 하죠?
날라리 아줌마, 오늘 외상을 하면 안 될까요?
일진 학교 앞에서 팔면 나한테 자릿세를 내야지!
범생이 이 식품의 원산지가 어딘가요. 식품에는 원산지를 꼭 표기하셔야죠. 선생님 아무래도 범생이 네가 반장을 해야겠다.
날라리 에이, 안 돼요. 쟤는 벌써 아빠한테서 땅을 편법으로 증여받았다고요.
일진 범생이 아빠는 군대도 안 갔어요.
선생님 그렇게 꼬치꼬치 따지면 여기서 반장을 할 사람이 없어. 그러니까 범생이가 반장 하는 거야. 알았지.
날라리 범생이 말고도 반장 할 만한 얘들이 많잖아요.
선생님 안 돼. 반장으로는 범생이가 최고야!
극비리에 뽑은 새 정부의 내각 후보자들 면면이 하나 둘씩 드러나고 있다. 첫 총리 후보자부터 불량으로 판정되더니, 후임 총리 후보자도, 장관 후보자들도 첫 총리 후보자에 비해 만만치가 않다. 대부분 모범생 스타일로 겉으로는 무난해 보이지만 청문회를 거쳐봐야 제대로 된 인사인지 알 것 같다. 불량식품을 근절해야 한다는 당선인의 야심찬 약속이 인사에서도 꼭 지켜지길 바랄 뿐이다.
<글·윤무영 | 그림·김용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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